
어느 주당의 술예찬에서도 밝혔듯이 난 술이 좋다. 그런데 요새 차를 끌고 다니다 보니까 간혹 밖에서 생기는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일이 드물어졌다. 물론 이런 변화가 가장 즐거운 건 아내다. 누구는 그냥 술마시고 대리운전 부르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술자리가 주로 생기는 곳과 집과의 거리가 보통 거리가 아닌지라 대리운전비로 내는 돈이 너무 아까운 거다. 차라리 그 돈으로 술을 더먹지... 그래서 술자리가 생기면 참석은 하지만 술을 마시고자 하는 욕구를 꾹꾹 참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밖에서 못마신 술을 집에서 마신다. 그럴 때면 아들 녀석들이 와서 서로 자기가 술을 따라주겠다고 난리다. 아들이 따라 주는 술이 특별히 맛있는 건 아니지만 내가 어릴 적 아버지께 술을 따라 드린 기억이 없는 나로서는 아들이 따라 주는 술이 더욱 맛있다고 스스로 세뇌하고 있다. 이러다가 녀석들이 아빠 몰래 술마시는 거 아냐?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술은 아들이 따라주는 술이다.




